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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싸운 사람들의 꿀팁을 전수합니다!

우리 모두 죽지말고 괴롭힘에 맞서 싸워 단단해집시다!

  • 작성일
  • 20-11-18 11:35
  • 조회
  • 1,200

<죽지마 oo씨>


-인사말

안녕하세요. 먼저 제 답답함을 풀어주셨던 스탭 여러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장갑질119에서 공모전을 연다는 편지를 받고 감사의 말씀과 더불어 제가 그 당시 어떤 일을 겪었고 현재도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 많은 분들에게 작지만 긍정적인 울림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내가 당한 괴롭힘

직장갑질119를 알게 된 계기는 안타깝게도 제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보시기 쉽게 제가 당한 괴롭힘이 어떤 것이었는지 몇 가지 나열해보겠습니다.


 성희롱 발언 / 가스라이팅 / 인격적 무시 발언 / 지시하지 않은 일을 수행하지 않았다며 직원들 누명 씌우고 직원 간 갈등조장 / 남녀평등 주장하며 본인 앞에서 여직원에게 생수통 교체하게 하기. (8년간) / 10년 이상 대표 승인 없이 겸직하며 사무실에 본인이 없는 시간동안 회사 중역분들게 전화가 오면 모른다고 대답하도록 거짓말 지시 / 본인 겸직 업무 일부를 자료조사 등 직원들에게 지시 / 출퇴근시간마다 개인 휴대전화로 직원들에게 업무 보고 지시 / 퇴근 후 또는 주말 상관없이 개인적인 업무지시 (자기 자녀가 사용할 전자기기 견적 뽑기, 자녀 대학 입시 자료 수발업무, 개인적인 소송재판서류 수발, 시계, 가방, 향수, 커피, 간식, 문구류 등등의 개인적인 물품 구입 심부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전문서적 족히 천권 이상 되는 서적을 단 한명에게 사서업무로 정리정돈 지시 등) / 개인 사무실로 직원을 불러 세워둔 채로 타직원 험담 30분에서 1시간씩 하고 관계가 안 좋은 직원의 동태 파악하여 보고하도록 지시 / 개인 물건 손세탁 지시 / 멀쩡히 일하는 직원 마음에 안 들면 퇴사시킴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 / 등등입니다. 이외에 당사자 저질적 인성과 개인적으로 행한 사내규정위반 등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참으로 다양하고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늘 그런 것들을 보고 듣고 읽을 때마다 수준의 편차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은 성인들이 다니는 회사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철없는 십대 이십대의 학교폭력위원회와 흡사한 이런 법안이 나온 것인가 개탄했습니다. 학교와 사회는 어떤 기준에서는 엄연히 다르지만 어찌 성인들이 모인 곳에서 이렇게 지위를 이용하여 비교적 직장 내 약자의 위치에 있는 같은 성인들을 괴롭히는 일들이 성행하는지 세상이 한심스러웠습니다. 제가 겪은 일들이 어떻게 보면 비교적 그렇게 큰 괴롭힘은 아닐지 모릅니다. 저도 그런 생각에 ‘나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숨 쉬듯 상사의 정신적인 압박과 통제로 하루하루 괴로웠어도 아무 일 아니려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또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주위 사람들과 여행이나 식사를 하는 등의 즐거운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가만히 앉아 업무를 하는 중에도 눈물이 흐르는 날이 많아졌고, “당신이 능력이 없으니 괴로운거야, 그렇지 않으면 욕먹을 일이 없잖아? 요즘 사람들은 실수를 바로잡아 주면 그냥 죽어버리니 무슨 말을 못하겠어. 너무 나약해.”라는 말을 들으며 이 모든 괴로움이 다 내 잘못이라는 생각으로 삶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왜 감옥에 가두기만하고 사형을 시키지 않는지 제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많은 관심이 없었을 때는 그처럼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유의지가 통제당하고 꺾이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 사람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인간의 기본중의 기본권이 자유라는 것을 말이죠.


 그 사람은 제게 늘 “별 능력이 없었기에 널 뽑았고 그렇기에 네가 이 많은 허드렛일을 하고 너는 그러한 일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라 그런 것이고, 너는 이 이상의 일은 능력이 안 되어 더 발전할 수도 없고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저를 대하고 입 밖으로 표현했으며 그렇게 365일 매시간 사람을 긴장하고 살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지금하고 있는 일이 힘들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관둘 거라면 관두고, 일을 할거면 투정부리지 말자는 게 제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말하면 한도 끝도 없고 모두들 속 시끄러우니 바쁜 일상 중에 가끔 만나는 지인들과는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했고 도저히 힘들 때는 심리상담치료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괴로움에 벗어나지 못하고 나의 배움이 짧음과 여유롭지 못한 현실을 생각하며 “할 수 없잖아, 일단 백수보다는 일하는 것에 감사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속으로 곪았는지 얼결에 회사 내에 한 분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분께서 뜻밖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씨가 들어오기 전 내가 그대로 그 사람에게 겪었고 중간에 퇴사 당한 사람들이 모두 겪은 일이예요. 당신이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얼마든지 ○○씨도 원하는 것 노력할 자격이 있고 그 결말이 꿈을 이루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부당하다 생각드는 것도 얼마든지 겁먹지 말고 당사자에게 의견을 주장하세요. 그리고 죽지 마세요.” 라고요. 그분은 제 위치에서는 높은 직위의 상사이면서도 소위 엘리트셨고 회사에서도 중요한 일은 모두 그분께서 하시는 제게는 어려운 분이셨습니다. 저는 그분마저도 이런 일들을 겪으셨다는 것에 많이 놀랐었습니다. 제가 당시 힘들 때 용기내어 노무사분들을 몇몇 찾았을 때도 회사 특성상 정계, 학계, 재계에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는 일이 많은 회사였고 이야기 하다보면 상담을 더이상 해주시지도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답답할 노릇이었고 저는 제가 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제게는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그 누구도 그런 본질적인 이야기를 그렇게 인간적으로 해주신 분이 안 계셨습니다. 그리고 직장갑질119 스탭분들도 그러한 역할을 해주셨고요.


 제 앞으로 몇 분이 억울하게 퇴사당해 법적다툼도 갔습니다만 5인미만 사업장이 되어 저도 조용히 퇴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말로 사이다 같은 해결은 없는 심심한 사연일 수 있겠네요. 하여간 결국 저는 그렇게 퇴사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혼자인 것 같고 기댈 곳 없을 때 직장갑질 119 스탭분들은 제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셔서 저와 대화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저를 괴롭힌 사람은 현재도 근무중입니다. 그 사람도 변변찮은 학벌과 능력으로 숱한 무시를 받고 천대받으며 그 자리에 있는 나이 많은 두 아들을 둔 늦둥이 아버지입니다. 한때는 불쌍했습니다. 저렇게 하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음을 말이죠. 그 두 아들은 아버지가 근무하는 유명한 대학에 나란히 들어갔습니다. 누군가 흠잡으려 한다면 참으로 흠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런 걸 탓해서 제가 마음이 편하다면 좋겠지만, 남을 미워하는 시간과 저의 체력적 정신적 소비가 굉장히 무의미함을 깨달았습니다. 


잊기로 마음먹는 것 또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제 일상에 그 회사에 대한 기사가 뜨면 고통이 살아나 괴롭습니다. 아마 그분은 제가 작정하고 무기명으로 공론화하면 이렇게 말하겠죠. ‘이름을 밝혀라’ 라고요. 재밌는 건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회사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내리는 사람이고 자신은 늘 남 뒤에 숨어 최선을 다해 책임을 회피하고 사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이름을 밝히면 가해자든 피해자든 어떤 고통이 더해지는지 잘 아는 사람일거라 생각해 무기명임에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망가진 자아에서 회복하려면 제가 능력을 더 키워야 된다고 생각하며 괴로움과 고통이 떠오르면 닥치는 대로 공부를 합니다. 제가 무너지면 그 사람이 말하는 정말 나약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니까요. 인생에 스승이라는 억지논리는 그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저에게 슬픔과 분노를 안겨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니까요. 저를 보호하는 행위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닙니다. 나를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라면 보이진 않아도 애정어린 진심은 통하기 때문이거든요. 또한 그 사람의 가족까지 고통받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론화 하자고 여러 사람 모였었지만 저는 참여하지 않았고요. 모자란 아버지와 남편과 사는 가족들도 애로사항은 있겠지요. 

 

 당시에 새벽에 출근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날이 있었는데요, 그때 문득 하늘에 별이 보이는데 이 세상에 그 별과 저만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북극성이죠. 그래 저 별만 따라가면 나도 태양이 뒤 따라오겠지, 또 달도 따라오겠지. 그렇게 혼자서 시도 읊고 노래도 하며 눈물도 흘릴 시간 없이 버텼습니다. 제가 행복하길 바라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아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또 다시 취업준비생이 되어서 생계의 곤란함과 경력단절, 재취업의 부담 등 쉽지 않은 생활을 아무렇지 않게 모두들 그렇게 사는 거지 또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이 오겠지요. 무조건이요.


-마치며

 정해진 분량 안에서 저의 경험과 감정들을 가독성 좋게 글을 쓰는 일은 제가 많이 부족하여 어려웠습니다. 이 글도 지금 몇 번째 썼다 지웠다 새로 적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도 티 나지 않지만 누군가 겨우 버티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는 것과 고통은 언젠가는 끝이 나고야 만다는 사실을요. 새로운 고통이 또 오겠지만 우린 이미 단단해져있을 겁니다. 다 지나갈 일이고 잊혀질 일이고 또 잊혀질 수밖에 없는 일들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내가 막다른 길이라 생각하고 손을 뻗었을 때 그 막다른 곳 담벼락에 작은 문을 열어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지나고 보니 당시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까지 했지만 현재는 그래도 잘 견뎌냈구나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일정 부분은 사실이기도 하고요. 우린 그 고통의 시간과 크기를 줄이는 작업을 하고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또 많지 않습니까. 연습한다고 생각합시다. 현재 아직도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끝이 날 테니 절대로 지지마시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살아요. 삽시다. 모두들 꼭 견뎌내시고 직장갑질119 스텝분들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부디 건강 잘 챙기시어 올 한해 안 좋은 일들은 모두 사라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