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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싸운 사람들의 꿀팁을 전수합니다!

원치않는 인사발령으로인한 호봉인정, 싸우며 겪은 성희롱과 괴롭힘

  • 작성일
  • 20-11-18 11:14
  • 조회
  • 812


 아직도 끝나지 않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회사와의 전쟁 같은 싸움이다. 오늘도 마음을 다 잡고 출근해 앉는다. 올해 9월 7일 회사 상벌심의위원회에서 ‘면직’(직위해제와 유사) 처분을 받았다. 면직을 받은 이유가 회사의 ‘명예실추’라고 한다. 나 따위가 실추시킬 수 있는 그런 하찮은 회사의 명예란 말인가? 사실은 올해 2월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입사 이후 겪은 괴롭힘과 성희롱을 당했다. 피해에 대한 인권침해 구제신청을했고 그것에 대한 보복성 징계라서 ‘명예실추’라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면직을 시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실추된 명예가 없는데 명예가 실추되었다며 징계를 하니 실소가 나왔다. 그러면서 나에게 3~4년만 참으면 될 텐데 왜 이렇게까지 어려운 길을 가고 있냐고 의아스럽게 회사 책임자가 안타깝다며 묻는다. 이 회사는 정말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근무하는 회사가 맞구나. 내가 힘들어도 싸움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2013년 내가 입사한 회사는 평균연령이 59세에 이르는 노인복지 단체다. 늙도 젊도 안한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었고, 50대 초반은 청년축에, 40대 초반인 나는 아이로 취급받을 정도였다. 역시 어르신들답게 근무시간도 8시 출근 5시 퇴근이였다. 연배도 있고 사회의 원로들로써 ‘다들 자녀를 키워봤으니 아이를 키우는 나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많이 해주시겠지’라는 나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처참하게 짓밟혔다. 입사 후 근로 계약 시 아이가 어려(초등학교 1학년 입학) 등교시키고 출근해야 해서 8시까지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하니 그러면 할 수 없다며 그렇게 하라는 인사권자의 배려를 받고 당당하게 출근을 시작하였다. 방학 때는 출근할 때 데려와서 빈 책상앉혀 색칠공부하기나 컴퓨터 게임도 하다 점심을 먹여 학원에 데려다주고 오후 근무를 하였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애를 데려오는 몰상식한 직원,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하는 혼자 별나게 애 키우는 그런 아줌마가 되어갔다. 결국에 전 직원회의에서 출근이 늦으니 근무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않았으므로 월급을 제대로 받으면 안 된다, 회사가 어린이집이냐 혼자만 별나게 회사에 애를 데리고 출근하냐 등 온갖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다행히도 내가 4년여를 참고 견뎌서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어느 정도 혼자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기까지가 나의 고통의 전반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3-4년 전 하반기, 회사의 대표 변경 관련하여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나는 총무부서에  파견형태로 업무지원을 하게 되었다. 대표가 변경되고 총무부서 담당자가 출산휴가로 인한 업무공백을 없애기 위한 업무대행자 근무 중 다른부서로 인사발령을 실시한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확인하고 인사발령을 취소해달라고 회사 대표와 인사부서장에게 이야기 하였으나 업무의 책임소재 때문에 인사발령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급여도 감소되고 나중에 원래 소속 부서로 돌아가면 호봉도 인정 못 받게 되어 불이익이 심하다고 거부의사를 밝히자 ‘행정일원화 명령(=취업규칙)’이라는 내부규정을 만들어서 인사이동으로 인한 급여 차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존해주고 인사이동을 포함하여 회사의 총 근무 경력을 인정해주겠다는 내용을 담아 전 직원 공람 확인 후 나를 안심시키고 인사발령을 실시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회사가 약속한 것은 꼭 지킬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다시 원래 속해 있던 부서로 되돌아갔고 회사는 약속했던 대로 인사이동 기간까지의 총 기간에 대해 호봉을 당연히 인정해 줄 거라 생각했으나 회사는 갑자기 안 되다면 인사이동 기간 11개월을 제외한 기간으로 호봉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나는 회사에 부당하다며 약속대로 인사이동 기간을 포함하여 호봉을 책정하라고 항의했고, 왜 회사지시와 명령에 따른 근로자가 피해를 봐야 하냐고 항의하자 관리자라는 사람은 “네가 소송해서 호봉을 받아볼 수 있으면 받아봐”라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회사는 기다려 보라고, 여러 가지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미루기만 하며 1년여를 보내며 회사의 처분만 기다리게 하더니 2019년 예산 편성에 나의 호봉은 2018년과 같은 것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나는 기다리라고 해서 1년 넘게 기다렸는데 이제와 2년 동안 같은 월급을 받아야 하다니. 나는 다시한번 부당함에 항의하였고 이번에 기회에 제대로 정정해주라고 회사에 요구하였고 이번에도 미루기만 하면 외부에 도움을 청해서라도 나는 회사의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고 회사에 통보했다. 그렇게 회사는 나를 1년 넘게 우롱하더니 결국 2019년 2월에서야 인사발령기간에 대해 호봉에 포함시켜줄 수 없다고 최종 통보받았다. 결국 나는 바보처럼 회사가 약속대로 처분만 기다리다 지방노동위원회에 임금체불 구제신청 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래서 나는 회사와 아주 힘들고 지난한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고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임을 알고 노무사를 선임하였다. 


 회사에서 제정 시행한 ‘행정일원화 명령’이라는 내부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는 법리적 증명을 해야만 했다. 회사는 고용노동부 근로개선과의 조사에서 거침없이 거짓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행정일원화 방침(=취업규칙)은 시행된 적이 없으며, 근로자 인사이동에 동의했기 때문에 부당한 인사발령이 아니며, 호봉을 포함시켜주고 싶어도 지도감독기관에서 주지 말라고 통보가 와서 줄 수가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분통이 터지는 일은 근로감독관 조차 회사가 근로기준법(취업규칙) 준수 위반으로 보이지만 ‘기소’하게 되면 받게 될 회사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태도로 조사를 이유도 없이 지연시키고 있었다. 근로감독관이 ‘부당한 인사발령에 의한 임금차액체불과 호봉누락정정 진정’건에 대한 근로자의 주장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며, 근로자에게는 모든 주장에 대해 입증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요구하면서 회사 측에서 1차 조사, 2차 조사, 3차 조사에서 계속 같은 사항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는데도 어떠한 입증자료를 받은 적이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없는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해줘도 모자랄 근로감독관이 회사 측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꼴이 되고 있었다. 나는 조사가 공정하지 못하고,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민신문고 소극행정에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상대로 조사방법에 대한 질의를 하며 근로감독관이 부당하게 조사하고 있으니 공정하게 조사해줄 수 있는 근로감독관으로 교체해달라는 민원을 제기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근로감독관이 변경되었고 새로운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임금체불 확인서를 받고 회사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게까지 하였다. 그런데 이 회사는 임금체불 확인서를 받고도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하겠다고 하는 등 파렴치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우여곡절을 겪고 2019년 10월에 그간 받지 못한 임금차액과 인사발령으로 누락되었던 기간을 포함하여 호봉을 정정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고통의 중반기를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라는 상대가 버거운 근로자에게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불공정한 태도는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제까지의 회사에서 참아왔던 잘못에 대해 회사에 조치를 요구하는 계기가 되어 막바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돈이 없어서 발생한 임금체불이 아니고 회사의 누군가의 잘못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했으니 잘못한 회사의 책임자에게 책임을 요구했고, 상벌이 합리적이어야 회사가 제대로 운영된다고 건의하기 시작했다. 특히 나의 부서장은 세상에서 본인이 제일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시시각각으로 감정이 널뛰기를 하고 인사이동에 동의하지 않았으면 발령 난 자리에 가서 앉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이미 인사발령 난 자리에가서 근무를 했기때문에 인사발령에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금체불 확인서를 받고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임금체불에 대응하겠다고 한 사람이 나의 직속 상사였다. 입사 이래 본인이 마음에 안 들면 업무 담당자에게 진행했던 업무를 빼앗고 “너 어디 소속이야? 너 어디 직원이야?, 그런 식으로 살지 마, 그따위로 사회생활 하지 마, 그따위로 조직생활 하지 마”를 외쳤다. 사무실에서 할 말 안 할 말 구분하지 않고 해대고, 여직원과 단둘이 출장 가는 차안에서 성희롱 발언을 하고, 직원들 처우개선 되는 꼴을 못 보는 그런 상사를 나는 임금체불을 계기로 인권침해로 진정을 했고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회사는 조치계획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가해자를 두둔하는데 혈안이 되었고 나의 상사이자 가해자는 근로자가 문제직원이라며 회사에 징계의뢰를 했다. 회사는 그것을 승인해줬고, 본인은 훌륭한 인격자로서 성희롱 및 괴롭힘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는데 근로자들이 승진을 거부당해 앙심을 품고 죄 없는 본인을 음해한 것이라며 ‘무고죄’로 고소하였다. 고소로는 자신의 거짓말을 포장하기에 부족했는지 본인도 피해근로자 상대로 ‘직장 내 성적피해 및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며 회사에 진정을 했고 나의 훌륭한 회사는 그런 진정서를 외부노무법인에 조사의뢰하는 쓸데없는 공정함을 보였다. 그런데 ‘직장 내 성적피해 및 괴롭힘’ 피해 진정서라고 제출한 내용은 허위 사실로 굳이 조사를 안 해도 근로자들은 인간패륜이며, 성적으로 문란하고, 가정과 아이를 저버린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그런 사람으로 묘사해 놓았다. 그런 진정서를 조사한 회사는 예상했던 대로 퇴직자들을 포함하여 이해관계 없는 동일하고 확신에 찬 참고인 진술을 통해 근로자는 신뢰할 수 없는 직원으로 그런 직원들이 주장하는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어처구니없는 조사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끝없이 회사와 가해자는 피해근로자를 괴롭혔고 결국 회사에서 무슨 결심을 했는지 가해자, 피해근로자 모두 면직시키기는 창의적인 징계를 하였다.


 임금체불 진정과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조사, 산재요양급여 신청 후 재해발생에 대한 자료를 근로자가 모두 입증해도 구제받기기 쉽지 않다는 것에 절망하기도 했다. 직장동료라는 사람들도 막상 증언을 부탁하면 본인의 신변의 위험 때문에 증언하기를 거부한다. 증언을 못 해주겠다는 동료가 원망스럽긴 해도 강요할 수는 없기때문에 녹음 또는 증거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록물들이 있어야 내가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를 증명해낼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회사든 상사든 동료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이의 제기(=근로자의 정확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기록물이 없으면 육하원칙에 의해 상세하게 기록을 해서 만들어 놓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있어도 아무리 억울해도 핵심증거가 있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슬픈 현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부당인사발령에 의한 임금체불이라는 처분 결과를 얻기 위해 너무 힘든 싸움을 하고 얻은 대가는 회사 측과의 중요한 대화는 녹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조사에서 가해자가 부인하는 괴롭힘 사실에 대해 그동안 녹음했던 내용으로 증거를 제출 할 수 있었다.


  힘이 없는 근로자 혼자 거대한 회사와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였다. 그래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다 도움을 요청해봤고 힘들고 아픈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면서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가며 상담하고 뛰어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구제 해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 또한 잠깐동안 나의 권리를 찾아주길 기다리다 중요한 시간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그만큼의 힘든 싸움을 하며 대가를 치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당해도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법적 한계 때문에 근로자가 견딜 수 만있다면 괴롭힘을 참아내야 하고 회사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하려면 근로자가 해고를 당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소리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결국 나는 면직을 당했고 검찰로부터 무고죄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고용노동부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진정은 우리가 ‘면직(=해고)’을 당해 근로기준법 피해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로 엄한 처벌이 내려질 거라고 한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법률위반으로 벌금형의 처분을 받을 것이고 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것이다. 힘든 싸움이지만 회사에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동안의 나의 힘들었던 일들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진다.


  굽이굽이마다 앞으로 직장생활에 얼마나 더 험난한 어려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뚜벅뚜벅 한 걸음씩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잠자고 있던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나의 갈 길이 멀지만 나는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 회사에 있는 갑질 대마왕들을 뿌셔 버리는 그날까지 그래서 오늘도 나는 힘들게 견디고 있는 중이다.